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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델레 스튜디오 이야기#1 | 비전공자가 사진작가로 창업하기까지 — 중퇴, 개발자 퇴사, 그리고 결국

치타델레 스튜디오 2026. 5. 13. 10:00

사진으로 먹고 살 수 있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직 하는 중이니까요.

 

 

다만, 비전공에 대학 중퇴, 30대 중반 개발자 퇴사 후 카메라를 든 사람이 2년째 사진·영상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이 글은 그 과정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잘 된 것도, 안 된 것도 다 적어봅니다.


24살, 캐논 50D 한 대

처음 카메라를 산 건 24살이었습니다.

캐논 50D. 지금 기준으로 보면 한참 구형이지만, 당시 저한테는 꽤 큰 결심이 필요한 금액이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사진이 좋았습니다.

 

그냥.

직업으로 삼겠다는 생각도, 배워서 뭘 하겠다는 계획도 없었습니다.

그냥 사진이 좋았습니다.

 

2011년 10월 마카오 타워
2010년 11월 여의도
2011년 9월 홍콩
2011년 10월 마카오 성 바울 성당
2010년 11월 여의도


방황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던 시절

저는 영문과를 중퇴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대학 졸업장 없이 살았습니다.

통신사 CS도 해봤고, 대기업 계열 의류업체 AS센터도 다녀봤습니다.

 

전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경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결혼도 했습니다.

30대 중반에 아빠가 되었지만 여전히 방향이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비슷한 분이 계시다면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영상 분야를 떠나서 전공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어떤 이유에서든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에게요.

 

저도 그 조건을 전부 갖추고 있었습니다.


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 2020년, 서른 중반

2020년 10월. 6개월 과정의 개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IT 시장이 뜨겁던 시기였고, "이거라도 제대로 배워두면 먹고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늦은 나이였지만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비전공자였지만 죽어라 공부했고

그 사이 한양사이버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까지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과정을 마치고 2021년,

결국 개발자로 취업했습니다

 

그런데, 맞지 않는 길을 간다는 건,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끝없는 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2022년, 개발을 그만 두었습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채널이지만, 그 때 당시의 영상이 있어서 올려 봅니다.

https://youtu.be/QprgUBjcpaw?si=lkaVl0vgbtWldhQ0

 

 

그때 스스로 알았던 것 같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그래서 직업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다시 카메라를 들고, 컴퓨터공학과에서 결국 광고영상창작학과로 전과했습니다. 그렇게 또 졸업까지 했습니다.

 

 

전공자도 아니고 학벌도(중요하지 않지만) 대학교 중퇴인 사람이,

나이도 30대 중후반 까지 방황하던 사람이,

돌고 돌아 결국 사진과 영상을 직업으로 삼아 광고영상창작학과를 졸업까지 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2022년, 처음 카메라를 들었을 때
치타델레 스튜디오의 시작점: 제품의 질감을 읽는 법을 독학하던 시절"

전업을 마음먹고 처음 카메라로 촬영한 것은 제품사진 이었습니다.

작은 회사였습니다. 금액도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카메라로 번 첫 월급이었습니다.

 

그 순간 알았습니다. 이게 맞는 신발이라는 걸.

 

그 다음에 찾은 일은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어촌마을 91개소를 한달 반 만에 혼자 찍는 프리랜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풀겠습니다.

 

시작 단계에서 제품사진 촬영 당시의 사진들을 조금 공개하겠습니다.

제품사진 촬영시 김치촬영 ❘ 스타일링까지 모두 도맡아 하였음
토마토 촬영
카라향 촬영
치킨너겟 촬영 ❘ 플레이팅까지 도맡아 진행함
치킨너겟 촬영 ❘ 플레이팅까지 모두 도맡아 진행함

 


현장 안에서 살았습니다

 

CS 업무를 하던 시절, 클라이언트가 말하는 것과 실제로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걸 배웠습니다.

말 뒤에 있는 의도를 읽는 훈련이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던 시절엔 구조를 먼저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전체 흐름을 설계하고, 변수를 미리 파악하고, 논리적인 순서로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카메라를 처음 들었을 때는 빛을 배웠습니다. 제품 사진은 빛의 방향 하나가 결과물을 완전히 바꿉니다.

수백 번의 촬영을 통해 빛을 읽는 눈이 생겼습니다.

 

조경과 인테리어 현장에 들어서면서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공간의 구조를 설계하듯 읽고,

빛을 계산해서 셔터를 누르는 방식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촬영과 브랜드 영상에서 그것이 빛을 발했습니다. 사람의 말 뒤에 있는 감정을 읽고,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화면에 담는 작업.

 

단순히 카메라를 잘 다루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치타델레 스튜디오는 그 모든 경험이 쌓인 자리입니다.

 

 

 

홈페이지에 자세한 포트폴리오가 있습니다.

치타델레 스튜디오 홈페이


2024년 11월, 사업자를 냈습니다

주변에서 말렸습니다.

"지금 경기가 얼마나 안 좋은데." "사진으로 사업이 되겠어?"

"나이도 있는데 안정적인 데 취직해."

 

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래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영문과 중퇴, 방황, 뒤늦은 개발 공부, 전과, 퇴사. 이 모든 걸 거쳐서 결국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치타델레 스튜디오(Zitadelle Studio). 2024년 11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5월 현재, 아직 살아있습니다.

 

 

치타델레 스튜디오 홈페이지 첫화면


 

왜 이 글을 적고있나

 

늦었다고 생각하거나, 전공이 아니어서, 어떤 이유에서든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치열한 곳에서 제가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지금은 어떤 과정에 있는지 함께 나누고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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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한달 반 안에 91곳을 혼자 찍어야 했던 그 프로젝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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